제 6회 동아-윤정미 장학금 활동보고서(박희빈)

  • 작성일2026.03.10
  • 수정일2026.03.10
  • 작성자 이*람
  • 조회수139

동아 윤정미 장학금 활동 결과 보고서

60230178 박희빈

모든 여행이 계획대로 흘러가지는 않지만, 때로는 그 예기치 못한 어긋남 속에서 더 선명한 진심을 발견하곤 합니다. 프랑스를 시작으로 영국과 독일을 잇는 지도를 그리며 떠났던 저의 여정은 갑작스러운 건강 문제로 인해 프랑스에서 멈춰 서야 했습니다. 하지만 동아 윤정미 장학금과 함께했던 파리에서의 시간은 저에게 단순한 '탐방' 그 이상의 의미였습니다. 그것은 제가 평소 꿈꾸던 미래를 향한 치열한 현장 탐방이었으며, 한국 문화가 세계의 중심에서 실제로 어떻게 소비되고 사랑받는지 몸소 경험하고 느껴볼 수 있었던 귀중한 성장의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장학금은 제가 파리라는 무대 위에서 한국문화원이라는 현장을 깊숙이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 가장 든든한 토대였습니다. 항공료와 현지 체류비 등 탐방 전반을 가능하게 해준 현실적인 지원은 물론, 영문학도로서의 학구적 호기심을 채울 수 있는 학습 자료들을 마련하는 데에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에서 만난 이은영 팀장님과의 대화는 제 진로의 나침반이 되었습니다. 지난 45년간 한국의 ‘정(情)’과 고유한 가치를 변형 없이 전달해 온 문화원의 뚝심을 보며, 저 또한 훗날 기회가 된다면 이곳에서 우리 문화를 알리는 일에 직접 일조하고 싶다는 구체적인 꿈을 가슴에 품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번 방문이 한불 수교 140주년을 앞둔 기념비적인 시기였다는 점은 저에게 더욱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문화원 도서관 서가 사이에는 정성스럽게 큐레이팅된 한국의 책들이 놓여 있었고, 사서님과의 대화를 통해 현지인들이 단순히 유행을 쫓는 것을 넘어 우리 문학을 통해 한국의 역사적 맥락까지 깊이 파고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현지에서 직접 관람했던 전시는 무척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한복의 선과 한국적인 요소들이 프랑스 특유의 예술적 감각과 만났을 때 빚어내는 고급스러운 미감은 저에게도 무척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전시장 한쪽에서 한글 블록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의 천진한 모습과, 진지한 눈빛으로 작품을 감상하던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들이 교차하던 순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가족 단위 방문객부터 여러 인종의 사람들이 한국 문화라는 하나의 지점에서 조우하는 것을 보며, 우리 문화가 얼마나 넓고 깊게 현지인의 일상에 스며들고 있는지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현지어 실력은 곧 상대의 마음을 여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실무자분들의 현실적인 조언은 제 가슴에 큰 파동을 일으켰습니다. 저는 이번 장학금의 일부를 주저 없이 프랑스어 학습 자료들을 마련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책을 소유하는 행위를 넘어, 파리라는 무대에서 다시금 우리 문화를 꽃피우고 싶다는 제 열망에 대한 스스로의 ‘확약’이자 ‘투자’였습니다. 귀국 후 지금까지도 그 교재들을 펼쳐볼 때마다, 다국어 역량을 갖춘 인재로 성장해야 하는 이유를 매일 새롭게 다짐하곤 합니다.

여정 중 잠시 머물렀던 영미 문학의 성지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에서의 기억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비록 몸 상태로 인해 영국 땅을 직접 밟지는 못했으나, 그곳에서 장학금으로 구매한 셰익스피어 소넷 시집은 영문학도인 저에게 가장 소중한 기념품이 되었습니다. 서점 특유의 인장이 선명하게 찍힌 이 책을 펼칠 때마다, 몸은 조금 고됐지만 마음만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파리에서의 시간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이 시집은 이제 제 책장 한구석에서 예상치 못한 어긋남 속에서도 나만의 배움을 찾아냈던 소중한 매개체로 남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장학 활동은 저에게 ‘유연함’과 ‘확신’이라는 두 가지 열매를 안겨주었습니다. 계획했던 3개국 완주라는 형식적인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그 대신 프랑스라는 나라와 한국 문화의 연결고리를 누구보다 밀도 있게 탐구할 수 있었습니다. 저의 가능성을 믿고 소중한 기회를 열어주신 동아 윤정미 장학금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 값진 경험을 동력 삼아, 앞으로 명지대학교 영어영문학과의 위상을 높이는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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